아큐정전 (루쉰) 독후감 및 내용요약, 최고의 정신승리법

책소개

루쉰의 소설 『아큐정전』은 1921년에 발표되어 중국 현대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신해혁명 전후의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주인공 아큐의 삶을 통해 당시 민중의 정신적 상태와 사회적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1921년의 중국은 신해혁명 이후의 혼란과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던 시기로,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상황이었다.

1911년에 발생한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수립되었지만, 중국은 여전히 안정된 국가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혁명 이후 쑨원을 중심으로 한 임시정부가 들어섰으나, 위안스카이의 독재 시도와 이후 그가 사망하면서 군벌들이 각지에서 독자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내전을 벌이는 시대가 이어졌다.

1921년은 중국 사회가 다양한 정치적 세력으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던 때다. 각지에서는 군벌들이 서로 충돌하며 지역적 분쟁과 갈등을 지속했고, 민중의 삶은 매우 어려웠다. 경제적 빈곤과 기근이 만연했고, 사회는 무질서와 혼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시기 중국 민중은 강대국들의 외세 간섭과 국내 정치세력의 권력투쟁 속에서 피폐해져 갔다.

바로 이 무렵, 1921년 7월 중국공산당이 창당되었다. 이는 당시 중국 사회가 급변하고 있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식인과 청년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사상과 이념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루쉰과 같은 지식인들은 민중의 의식 변화를 촉구하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루쉰의 『아큐정전』은 바로 이 혼란과 무질서 속에 놓인 중국 사회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비판한 작품이다. 당시 민중이 겪고 있던 무지와 혼돈, 무력감을 아큐라는 인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이러한 정신적 빈곤이 중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1921년 중국은 혁명 이후 찾아온 혼란과 무질서, 무력감이 가득했던 시대였으며, 민중들의 고통과 의식 변화를 절실히 요구하던 때였다. 루쉰은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아큐정전』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깨어나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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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 | 루쉰 - 교보문고

 

줄거리

 

루쉰의 『아큐정전』은 중국 근대문학의 정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 '아Q'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신해혁명 전후 중국의 사회 현실과 민중의 우매함, 그리고 인간 내면의 허영과 무지함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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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는 웨이좡이라는 중국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가난한 인물이다. 본명도 없고 가족이나 확실한 출신조차 불분명한 그는 동네 사당 같은 허름한 공간에서 얹혀살며 날품팔이를 한다. 제대로 된 직업도 없고, 출신도 불명확한 탓에 마을 사람들에게 늘 천대받으며 조롱당하는 존재다.

아큐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해도 결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늘 현실의 패배와 모욕을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정신승리법'을 사용하여 스스로 승리로 둔갑시킨다. 예컨대, 사람들이 자신을 때리면 오히려 "때린 사람이 손해를 봤다"거나 "나는 자비로워서 저들의 무지함을 용서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른바 '정신승리'를 창안한 인물이 바로 아큐다.

아큐는 또한 성적인 충동과 욕망을 제어하지 못해 마을 비구니를 희롱하거나, 조씨 집의 과부 식모에게 무례하게 접근하다 들통나 심하게 매를 맞고 쫓겨나는 등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킨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정당화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비난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 후 아큐는 마을을 떠나 성안으로 가서 돈을 벌고 화려한 옷가지들을 얻어 잠시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 물건들이 도둑질로 얻은 것이 밝혀지면서 또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경멸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실패를 거듭하지만, 아큐의 정신승리는 끝이 없다.

이때 중국에서는 신해혁명의 물결이 일어나며 사회가 크게 혼란스러워진다. 아큐는 혁명의 진정한 의미도 모른 채 무작정 혁명에 가담하려다 오히려 반혁명분자로 몰리고, 마침내 누명을 쓴 채 처형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다. 그는 죽는 순간에도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비겁하게 유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독후감

 

『아큐정전』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끝없이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인간의 우매함이 얼마나 위험하고 슬픈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아큐는 현실 속에서 실패하거나 모욕당했을 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로 뒤틀어 결국 자신의 삶을 더욱 망쳐버렸다.

현대 사회에서도 아큐와 같은 모습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실수하거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원래 나는 잘했는데 다른 사람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태도는 스스로의 성장 가능성을 차단하며, 조직과 사회 전체의 발전을 막게 된다. 결국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가 몰락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정신승리'와 '내로남불'이란 단어도, 사실은 이미 아큐라는 캐릭터 안에 모두 녹아 있다.

소설 속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큐가 마을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자기 뺨을 스스로 때리며, "때린 사람도 나고, 맞은 사람도 나니까 결국 내가 이긴 것이다."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이면에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한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또한, 아큐가 혁명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혁명당을 지지하고 동참하려는 모습에서, 루쉰은 혁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당시 중국 민중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시대가 변하는 와중에 무지한 개인이 어떤 비극적 운명에 처하게 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현대인들은 SNS에 자신의 일상을 자주 공유한다. 그러나 실제보다 더 멋지고 행복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조작하거나 허세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SNS에 '그래도 내가 최고지', '이번 실패는 사실 성공의 밑거름'이라는 식의 자기합리화를 반복하는 모습이 아큐의 정신승리법과 매우 닮아 있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자.

직장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대신 오히려 상사의 지적을 '상사가 나를 질투해서 트집 잡는다'고 합리화하는 경우다. 또한, 승진에서 밀렸을 때 "어차피 승진해봤자 고생만 한다", "난 원래 승진 욕심 없다"라며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위로하는 행위가 아큐와 같다.

남이 하면 불륜,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식으로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다. 예컨대, 자신은 약속에 자주 늦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약속에 늦으면 큰 잘못인 것처럼 꾸짖으며 정당화하는 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의 수입보다 과도하게 비싼 물건을 사거나 명품을 소비하면서 빚을 지고도 이를 '자기 투자의 일환'이라거나 '품위 유지 비용'이라고 포장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더라도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남들도 다 이 정도는 소비한다", "이 정도 소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공부나 업무 등 당장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루면서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나는 스트레스 해소가 꼭 필요해", "이 시간이 나에게 활력을 주는 시간이야"라며 현실 도피를 자기합리화한다. 아큐가 현실에서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정신승리를 하며 스스로를 속이듯, 이들도 결국 자신을 속이며 현실에서 도망치고 있다.

어떤 이념이나 정치적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경우다. 아큐가 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면서도 혁명당을 자처하다 비극을 맞은 것처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깊은 생각 없이 유행처럼 따라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같다.

이처럼 현대인들이 아큐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아큐의 정신승리법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자기 성찰과 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