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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꿀팁

눈먼 자들의 도시(주제 사라마구) 독후감 및 내용요약, 실명과 인간 본성

by 세상 모든 지식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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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자 주제 사라마구가 쓴 장편소설. 후속작으로 《눈뜬 자들의 도시》가 있다. '만약에 세상 사람 모두가 눈이 멀어 단 한 명만이 볼 수 있다면?'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주제 사라마구 특유의 '환상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수작이다. 일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로도 분류되며, 시력을 잃는 전염병이 창궐해 사회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어떤 막장으로 치닫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단순한 설정을 넘어,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은유를 통해 현대사회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흔히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몇 안 되는 소설로 꼽히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동시에 문학적으로 분석하려 하면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 깊은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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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주제 사라마구 - 교보문고

눈먼 자들의 도시(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 환상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걸작! 주제 사라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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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등장인물은 모두 고유명사가 아닌 '안과의사의 아내', '안과의사',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의 아내', '검은 색안경을 쓴 여자' 등으로만 불린다. 지역색과 인종적 특성을 완전히 배제하여, 사건이 일어나는 도시가 익명의 도시라고 생각할 수 있어 독자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를 상상할 수 있다.

 

한 회사원이 신호 대기 중 갑자기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며 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안과를 방문하지만, 그와 접촉한 사람들까지 차례로 실명하며 실명 사태는 빠른 속도로 퍼진다. 정부는 이를 전염병으로 간주하고, 감염된 사람들을 폐기된 정신병원으로 강제 격리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의 아내는 남편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도 실명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수용소로 들어간다.

격리된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주기적으로 식량을 배급받지만, 보호나 의료 지원 없이 방치된다. 실명한 사람들과의 접촉만으로도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정부는 수용소를 벗어나려는 환자를 가차 없이 사살하며, 환자들끼리 서로 죽이는 일에도 개입하지 않는다. 이를 지키는 군인들조차 공포에 질려 환자들을 함부로 사살하고, 실명에 대한 두려움이 극단적인 조치를 불러온다.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환자들이 수용소로 들어온다. 의사의 아내는 여전히 시력을 유지하지만, 눈이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용당할 것을 우려해 장님인 척 행동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이들을 돌보며 그들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 와중에 폐병원 내부의 질서는 급격히 무너진다. 식량 부족과 위생 문제로 상황은 악화되며, 일부 무장한 깡패들이 식량을 독점한 후 보석이나 여성을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한다. 처음에는 굶어죽지 않기 위해 일부 여성들이 희생되지만, 결국 의사의 아내는 참다못해 깡패 두목을 가위로 살해한다. 이후 환자들이 반격을 가해 깡패들을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불이 나 병원은 전소된다. 혼란 속에서 많은 환자가 죽고, 생존자들은 병원을 빠져나온다.

밖으로 나온 이들은 도시가 이미 '눈먼 자들의 도시'로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문명은 붕괴되었고, 길거리는 쓰레기와 배설물, 굶주린 사람들과 시체들로 가득하다. 의사의 아내는 남편과 초기 실명자들을 이끌고 도시에서 생존을 모색하며, 결국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물과 식량을 구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그들은 점점 지쳐간다. 이 과정에서 한 떠돌이 개가 이들과 함께하게 되며, '눈물을 핥아주는 개'로 묘사된다.

그러던 중, 첫 번째로 실명했던 남자가 시력을 되찾는다. 이후 차례로 실명자들의 시력이 회복되며, 도시는 "눈이 보여!"라는 외침으로 가득 찬다. 마지막 장면에서 의사의 아내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두려움에 다시 고개를 떨군다. 하지만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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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사회 붕괴 속에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리고 집단 속에서 윤리와 도덕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작품이다. 현대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메시지까지 담고 있어, 시대를 초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작품에서 ‘눈이 멀었다’는 설정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인간의 무지(無知), 무관심, 도덕적 타락을 상징한다. 사라마구는 소설에서 단 한 사람(의사의 아내)만이 시력을 유지하도록 설정함으로써, 눈이 보인다고 해서 꼭 깨달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모순적 질문을 던진다. 즉, 단순히 눈이 보인다고 해서 진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인간은 보고 있어도 보지 않는다. 세상에 무관심하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며,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법, 질서, 도덕)이 무너졌을 때, 인간 본성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실험하는 작품이다. 특히,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군대의 강압적 통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반복되는 권력과 시민 간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1995년 포르투갈에서 출간되었으며, 이는 20세기 후반의 세계적 정치, 경제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전체주의와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사라마구는 포르투갈의 독재 정권(살라자르 체제)을 경험한 세대였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하는 방식으로 다스리는 모습은 현실 정치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작품 속에서 정부는 실명자들을 가두고, 군대는 통제와 폭력만을 행사할 뿐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독재 정권에서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하다.

실명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 사람들은 돈과 권력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자본주의는 항상 인간 소외 문제가 발생한다. 눈이 먼 후에도 인간들은 여전히 물질적 욕망과 폭력에 기대어 살아간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점점 더 타인을 도구화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펜데믹과 유사하다. 실명 사태가 전염병처럼 퍼지며 사회적 공포가 확산된다. 감염된 자를 격리하고, 공포심 속에서 인간의 도덕성이 붕괴하는 모습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시대에 나타난 혐오와 차별을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항상 인간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를 묻고 있었다. 이 작품은 인간은 본래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라는 오래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인다"고 보았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도 사회가 무너진 순간,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변하며 약자를 착취한다. 깡패들이 식량을 독점하고, 여성들에게 성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모습은 사회 질서가 사라졌을 때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면 루소는 "인간은 본래 선하며, 사회 구조가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작품 속에서 의사의 아내는 끝까지 도덕성을 지키며,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돕는다. 이는 인간이 협력하고 연대할 때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눈먼 자들의 도시』 속 인간들은 눈이 멀어도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 결국, 실명은 단순한 장애가 아니라 ‘사회적 무지’, ‘도덕적 실명’을 상징한다.

결국 이 책은 문명이 붕괴했을 때 인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라는 주제를 던진다. 도덕성은 인간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의사의 아내처럼 도덕성을 유지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인간이 도덕적 존재로 남을 것인지, 야만적인 존재가 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위기 속에서 공동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결국 파멸하고, 연대하는 사람들만이 살아남는다. 현대 사회에서도 전염병, 기후 변화, 전쟁 등 위기 속에서 협력이 중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실명' 상태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눈이 멀었다’는 것은 단순한 장애가 아니라 "우리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할 수 있다. 가짜 뉴스, 선동, 편견 등에 의해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품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소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속하지만, 일반적인 종말 소설과 다르게 초자연적 현상이나 SF 요소가 거의 없다. 이 책이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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