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을 역임한 장 지글러(Jean Ziegler)가 전 세계 기아 문제의 실태와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잘사는 나라 한국에서는 굶주리는 사람이 주위에 별로 없어서 공감가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아가 구조적이고 인위적인 문제임을 밝힌다.
특히, 다국적 기업의 탐욕, 국제 금융 시스템의 불공정한 구조, 전쟁과 정치적 갈등, 식량을 무기화하는 국제 권력이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기아 상태로 몰아넣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장 지글러는 아들과의 대화 형식을 활용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하며,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다.
줄거리
책은 총 10개의 주요 주제를 통해 기아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장: 왜 사람들은 굶주리는가?
책은 기아의 현실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매년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매일 100,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기아로 사망한다. 하지만 세계 식량 생산량은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즉, 기아는 자연재해 때문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73억 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10억 명 이상이 심각하고도 상시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기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문구이다.
2장: 식량이 남아도는데 왜 굶는가?
기아의 원인은 식량 부족이 아니라 불공정한 분배 구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식량을 수출하거나 사재기하고,빈곤국가의 농민들은 자신이 기른 작물을 팔아도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한다. 특히, 곡물 가격을 조작하는 금융 투기 세력이 굶주림을 조장한다. 에티오피아는 자국민이 굶주리는 동안에도 해외로 커피와 옥수수를 수출한다. 이는 다국적 기업과 국제 무역 질서가 자국민보다 외국 시장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3장: 기아와 전쟁의 관계
내전과 전쟁이 발생하면 식량 공급이 차단되고, 식량이 무기가 되어 적군과 민간인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강대국들은 무기 거래를 통해 전쟁을 부추기고, 그 결과 기아가 심화된다.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국제 원조 식량이 도착해도 전쟁 세력들이 이를 빼앗아 판매하거나 전투에 이용한다.
4장: 국제 금융 시스템과 기아
세계 식량 시장은 IMF(국제통화기금)와 WTO(세계무역기구)에 의해 좌우된다. 이들은 가난한 국가들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 기업의 식량을 사도록 강요한다. 결과적으로 자국 농업이 붕괴되고, 기아가 더욱 심각해진다. 아이티는 쌀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었지만, WTO 정책에 의해 값싼 미국산 쌀을 수입하도록 강요당해 자국 농업이 몰락했다.
5장: 다국적 기업과 기아
다국적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면서도, 농민들이 자립할 기회를 박탈한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과 특허권을 활용해 농민들이 특정 종자와 농약을 계속해서 구매하도록 만든다. 몬산토(다국적 농업 기업)는 특정한 유전자 변형 종자를 개발하여, 농민들이 매년 비싼 종자를 구매하도록 강요한다.
6장: 기아 해결이 가능할까?
장 지글러는 기아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소비 습관 변화, 공정무역 확대, 정치적 개혁을 통해 기아 문제를 줄일 수 있다.스위스, 프랑스 등은 공정무역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소는 배불리 먹으면서 사람은 굶는 모순된 현실." 가축 사육을 위한 곡물 생산이 인간의 식량보다 우선시되는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독후감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쉽고 직관적인 서술이 특징이다. 구체적인 사례와 통계를 제공하여 기아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개인과 사회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책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기아의 원인을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근본적인 탐구를 통해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7억 3,300만 명이 기아를 겪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1명 중 1명에 해당한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5명 중 1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기아 문제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알았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아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먹는 식량의 상당수는 빈곤국에서 생산되며, 그 과정에서 많은 착취가 이루어진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이지만, 그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커피 농장에서는 저임금, 열악한 노동 환경, 아동 노동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의 카카오 농장에서는 아동 노동과 강제 노동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 노동 기구(ILO)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카카오 농장에서 위험한 작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재배된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은 선진국으로 수출되지만, 현지 농민들은 중간 상인이나 다국적 기업에 의해 불공정한 가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가 소비하는 방식이 세계 식량 시장에 영향을 준다. 식량을 자본으로 바꾸는 거대한 흐름을 개인이 개선할 수는 없지만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고, 기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가능하다면 기부 및 캠페인에 동참하면 좋겠다.
경제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기아를 돕자"가 아니라, 왜 이런 불평등한 구조가 생기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국적 기업과 국제 금융 시스템의 불공정한 구조를 알게 되면,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제도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정치적, 경제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기아는 피할 수 없는 것인가? 자본주의는 이윤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체제이며,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이 체제에서는 부의 불평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분배가 공정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이 시장 논리에 따라 돌아간다.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움직이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즉, 기업이 곡물을 최대한 비싼 값에 팔고,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속에서 경제적 약자들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한 분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이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 추구와 국제 금융 시스템의 불공정한 구조로 인해 심화된다. 자본주의 시대에 어쩔 수 없이 돈이 필수이기에 해당 부분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어렵다. 여기에 더해서 내전과 전쟁은 식량 생산과 분배를 방해하여 기아를 악화시킨다. 예를 들어, 수단에서는 지속적인 분쟁으로 인해 2,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까지 추가 되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는 농업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식량 불안을 가중시킨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약 29.6%인 24억 명이 중등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에 처해 있으며, 이는 2019년보다 3억 9,100만 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책에 너무 몰입하다가 작가가 주장하는 것에 반대되는 개념을 찾아봤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빈곤 감소와 식량 안보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개방된 무역 정책을 채택한 국가들이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이는 빈곤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국적 기업의 현지 투자는 개발도상국에 자본과 기술을 이전하여 생산성 향상과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 투자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산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아 문제는 단순히 경제 시스템이나 다국적 기업의 착취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정치적 불안정, 내전, 기후 변화, 부패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기아의 주요 원인으로 분쟁과 기후 변화를 지적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식량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고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독자를 공부하게 만드는 책이라 중립적인 사고 방식만 있다면 꽤나 좋은 책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단순한 기아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속한 경제 구조와 정치 시스템이 어떻게 기아를 조장하는지 분석한 책이다.기아 문제 해결은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과제이다. 식량을 무기화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이 책은 기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실천할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곡물 시장은 더 이상 사람들이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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